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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시기 전례독서에 대하여

성공회 공도서∙성시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지난 5월 12일자 [성공회 신문]에 주낙현 요셉 신부님이 연재하는 절기, 축일, 전례 안내 25번<전례독서 – 그리스도의 길을 따라> 칼럼을 잘 보았습니다. ‘성령강림대축일’로 부활절기가 완성되고 다시 연중시기로 넘어가는 때에 시의(時宜) 적절한 전례독서 안내여서 고마움을 느낍니다. 다만 설교자로서 좀 더 세밀한 안내의 필요를 느껴 제 ‘소견’(所見)을 덧붙입니다. 참고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교회가 걸어갈 여정(旅程)은 ‘왕이신 그리스도주일’까지 ‘연중시기(ordinary time)’입니다. 기도서에 보면 ‘주일 감사성찬례 전례독서’로 구약과 시편이 각각 둘씩 안내되고 있습니다. 처음 기도서를 사용하는 신자들은 좀 헛갈릴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설교자들은 어떻게 전례독서를 선택할까요?

계속 독서와 선택 독서

안내된 구약과 신약 중 앞에 것을 선택하는 것을 ‘계속 독서’(Semicontinuous)라 하고, 뒤에 것을 선택하는 것을 ‘선택 독서’(Complementary)라 합니다. ‘계속 독서’를 채택하시든 ‘선택 독서’를 채택하시든 주의할 점은 ‘복음서 주제’와의 연결 관계입니다.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서 복음서 주제와의 관계를 언급하겠습니다.

독서에 따른 차이점

우선, 이 기간 ‘복음서’ 자체가 ‘계속 독서’를 위해 배정된 본문이라는 점입니다. ‘계속 독서’(Semicontinuous)는 말 그대로 앞에서부터 차례로 읽어나가도록 배정되었다는 뜻입니다. ‘나해’ 복음서 ‘계속 독서’는 연중 9주일 마르코복음 2장부터 시작해서 연중 33주일 마르코복음 13장으로 끝납니다. 물론 마르코복음서가 짧기 때문에 중간에 요한복음 6장을(연중 17주일부터 21주일까지) 덧붙입니다. 그리고 나해의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에는 요한복음 18장을 사용합니다.

다음으로 ‘1독서’(구약)입니다.
‘계속 독서’(예: 연중33주일(가해) 1)일 경우 ‘구약’은 복음서를 위한 배경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복음서 주제와 연결이 희박합니다. 억지로 연결하는 재주가 있으신 분들이 있을지도 모릅니다만, “개정판 공동전례독서”(The Revised Common Lectionary)를 만든 본래의 취지에는 어긋납니다. 그냥 구약을 전체적으로 앞에서부터 차례로 읽어보자는 의도의 배정입니다.

‘선택 독서’(예: 연중33주일(가해) 2)일 경우 ‘구약’은 복음서를 위한 ‘배경’(보충하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복음서와 ‘조화’(상보적인)를 이루는 본문이 배정됩니다. 설교자들은 이미 연구해 보셔서 아시겠지만, 구약과 복음서를 주제에 따라 결합시킨 경우도 있고, 복음서에서 더 발전될 내용을 예시하거나 암시할 때도 있습니다. 또 복음서 가운데 구약성서의 인용이나 구약의 특별한 사건에 대한 언급이 나올 때도 관련 본문이 선택됩니다.

다음으로 ‘2독서’(서신)입니다.
서신은 항상 ‘계속 독서’이기에 복음서 주제와의 연결이 없습니다. 아니, 희박하다고 말하겠습니다. 특히 ‘나해’ 서신은 주로 바울로의 서신들과 야고보서, 히브리서를 차례로 읽어나가도록 배정됩니다. 물론 전례독서를 만든 이들이 최대한 복음서나 구약과의 관련을 의식하고 채택해서 배정한 부분도 제법 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는 눈을 크게 뜨고 주제를 잘 연결시키시기 바랍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는 ‘계속 독서’이기 때문에 ‘서신’은 ‘복음서’의 주제와 관련 없다가 핵심입니다. 무리하게 복음서와 동일한 주제로 통일시킬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어느 경우든 1독서, 서신, 복음서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하느님의 구원의 복음이라는 점에서 연결되고 가치가 있지만 그래도 “개정판 공동전례독서”를 채택한 성공회의 취지를 살릴 필요는 있겠습니다.

독서의 선택

결론으로 한 해의 전례독서를 ‘계속 독서’로 방향을 잡으셨다면 구약, 서신, 복음서 중에서 어느 한 본문만 채택하여 설교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아마 대부분이 ‘복음서’를 가지고 하시겠지요. ‘선택 독서’ 때는 구약과 복음서는 서로 연결해서 설교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서신은 무리하게 두 본문과 연결하기 보다는 별도의 교훈으로 해석해 주는 식이 되겠네요.

시편

‘시편’은 항상 구약과의 관련 속에서 채택되며, 우리 성찬례에서 신자들이(또는 성가대가) 1독서 후에 성시를 하듯이, ‘1독서의 응답’으로서 사용된다는 점을 설교에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끝으로 주낙현 신부님의 언급처럼 ‘계속 독서’든 ‘선택 독서’든 한 방식을 선택하면, 한 해 동안 유지하는 것이 좋다는 점은 다시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시의(時宜) 적절하게 방향을 가리키는 착한 전례안내자를 두었습니다. 복입니다. 참고로 요셉 신부님과 저는 같은 기숙사 건물 옆방을 살던 사이입니다.

우리 ‘기도서’에 수록된 전례독서의 구약 본문은 앞에 것이 ‘계속 독서’(Semicontinuous), 뒤에 것이 ‘선택 독서’(Complementary)입니다. 시편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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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시기 전례독서에 대하여”의 2개의 댓글

  1. 핑백: 2018. 6. 3. 연중 9주일 – 대한성공회 송파교회

  2. 핑백: 2019.6.23. 연중12주일 – 대한성공회 송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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