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사랑을 순수하게 키워가는 절기

대한성공회 송파교회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시간과 세계가
그 사람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맑은 향기와 따뜻한 품을
전해 주고 싶기에
수도자처럼 마음을 정화시키고
그에게 맞추어 갑니다.
이 사랑의 기울임은
이미 그대 마음의 정원을
거닐고 있는 이를 위한
세심한 보살핌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나쁜 기운이 쪼여진 정원에서
가시가 돋아나면,
그 사람이 가장 먼저 속상해 하고
상처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젖먹이의 어머니처럼
다른 존재의 마음을
평화로 인도하는 이는 없습니다.
그의 손길은
우리가 상상해 볼 수 있는
하느님의 마음에 가장 가깝습니다.
어머니는 몸을 숙여 젖을 물리고
온 감각을 아기에게 맞춥니다.
어머니의 심장에서 출발한
사랑의 빛이
아기의 심장에 닿아
온 세상은 천국으로 빛납니다.
아가는 그 품과 향기에 취해
자장가 한 소절만으로도
세상 모든 것을 가진
평화의 왕이 됩니다.
이 보살핌은
‘거울’ 같은 아기의 얼굴에서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
자기사랑의 행위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은
사랑 없이 살 수 없습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가장 큰 약점이며
인간에게는 가장 큰 축복입니다.
사랑은 홀로 할 수 없습니다.
대상이 필요합니다.
사랑은 하느님 앞에서 인간을
긍정적으로 만들어줍니다.
어머니가 ‘거울’ 같은
아기의 얼굴 속에 고인
자신의 아름다움을 즐기듯이,
하느님도 우리 영혼 속에 비치는
자신의 영광(형상)을 즐기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하느님의 ‘손거울’입니다.

영혼 속에
하느님의 영광이 고인 존재는
그대 혼자만이 아닙니다.
지금 죽도록 미워하고 있는
그 사람의 영혼 속에도
하느님께서 ‘손거울’을 놓아두셨습니다.
그대와 나는
하느님의 거울이라는
이 진실로부터 출발하여
미움을 그치고,
하느님께 필요한 서로를
인정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만일 미움을 그치지 않는다면,
그대 마음의 정원을 거닐고 있는
그 사람을 아프게 하는 일입니다.
그 일은 그와 둘도 없이 하나인 자신을
자해自害하는 행위입니다.
결국 그 일은 얼굴을 비춰보려고
그대 안에 ‘손거울’을 놓으신 하느님을
일그러진 괴물로 만듭니다.
하느님의 형상답게
그대 마음을 세심히 보살펴 가고 있습니까?

사순절,
그대와 더욱 친밀히 관계하시려고
사랑의 하느님이 손을 내미십니다.
좋은 소식을 주시려는 선하신 하느님께
어떤 것이 적절한 반응인지 성찰해 보십시오.
저라면 지금까지 해 온
어리석은 일에 책임을 지고
“잘못했습니다.”라고 인정하겠습니다.
이미 베푸신 그분의 용서를 받아들이며
그 손을 잡겠습니다.
‘과거’를 인정하고 수용하며
‘미래’의 문을 열겠습니다.
회개하고 용서하는 사람은
하느님의 ‘손거울’인 자신을
아름답게 세워가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손거울’인
우리 서로가
마음 속 그 사람과 함께
’랑을…
’수하게 키워가는
’기입니다.

 

2018년 사순 1주간을 보내며
오정열 애단 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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