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과 성탄절

대한성공회 송파교회

새해 달력을 ‘선물’ 받았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가 공용으로 사용하는 달력을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이라고 합니다. 그레고리력은 고대 로마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B.C 100-44)가 B.C 46년에 만든 ‘율리우스력’(Julius calendar)을 교황 그레고리오 13세(Gregorius PP. XIII 1502-1585)가 1582년 2월 24일에 개정하여 만든 달력입니다. 달력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그리스도교 중에 12월 25일이 아니라 1월 7일을 ‘성탄절’로 지키는 교회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그리스도교회는 사도행전 2장에 기록된 대로 오순절 성령강림사건을 통해 ‘예루살렘’에서 최초로 탄생했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교회는 사도들의 전도를 통해 안티오키아(사도 11:26)와 소아시아를 거쳐 로마, 스페인, 북아프리카 등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이렇게 전도된 그리스도교는 4세기 무렵에는 대도시를 중심으로 크게 5개의 총대주교좌교구로 발전하였습니다. 예루살렘, 안티오키아, 로마, 알렉산드리아, 콘스탄티노플입니다. 이들 중 로마와 콘스탄티노플 주교가 가장 높은 예우를 받았습니다. 이들 5개 총대주교좌교구는 정치적(동로마 대 서로마), 인종적(슬라브족 대 게르만족), 문화적(헬레니즘 대 라틴문화), 지역적(지중해 연안 대 이탈리아 북서와 아프리카 서북), 언어적(헬라어 대 라틴어), 신학적(성상숭배) 문제 등으로 논쟁하며 점점 멀어지다가 결정적으로는 로마의 교황(주교)과 콘스탄티노플의 총대주교 사이에 얽힌 교권 싸움 때문에 1054년 이래로 ‘동서교회’로 분열되고 맙니다.

교회사에서는 ‘로마’를 기준으로 볼 때 주로 유럽 동쪽에 분포하며 신앙전통을 공유하는 교회들을 ‘동방교회’(로마를 제외한 4개의 총대주교좌와 그리스, 루마니아, 폴란드, 러시아 등)라 부르고, 주로 유럽 서쪽에 분포하며 신앙전통을 공유하는 교회들을 ‘서방교회’(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등)라 부릅니다. 이처럼 예루살렘에서 탄생한 하나의 교회는 수세기를 걸치는 동안 동서로 분열하여 일치의 길을 찾지 못하고 각각 정통성을 주장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서방교회전통에 서 있는 교회들은 로마가톨릭과 16세기 루터와 칼빈의 종교개혁의 영향을 받아 탄생한개신교회들성공회가 주로 속하며, 동방교회전통에 서 있는 교회들은 정교회(그리스, 루마니아, 러시아 정교회)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교회들입니다. 그렇다고 미국이나 호주에 정교회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지역적으로는 ‘동양’(영국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극동’이라는 대단히 차별적인 지명)에 속하지만, 선교는 대부분 서방교회 전통에 속한 교회들로부터 이루어졌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 있는 로마가톨릭의 경우 종교로 선교되기 전에 ‘서학’(西學)이라는 하나의 학문으로(종교가 아닌) 연구됐던 독특한 역사가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 조사에 따르면, 그리스도교 신자는 25억 명 정도입니다. 단일 교파로 가장 큰 교회는 ‘로마가톨릭’으로 신자 수는 대략 12억 정도입니다. 그 다음 정교회 약 3억,성공회 8 5백만, 루터교 8천만, 감리교 7천만, 미국에서 가장 큰 교파인 침례교가 1억 정도이며, 우리나라 개신교 최대 교파인 ‘장로교’ 신자는 전 세계적으로 약 4천만 정도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됩니다. 참고로 성공회, 감리교, 성결교, 구세군 등은 영국 국교회(성공회가 영국에서는 국교이기에 이렇게 부릅니다) 신부인 ‘요한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를 중요한 신앙의 인물로 공유합니다.

동서방교회의 분열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성탄절’을 지키는 전통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서방교회 전통에 서 있는 교회들, 즉 성공회, 로마가톨릭, 기타 개신교회들은 해마다 12 25을 성탄절로 지킵니다. 이에 비해 동방교회 전통에 서 있는 교회들, 특히 러시아 정교회는 1 7을 성탄절로 지킵니다(콘스탄티노플좌 아래에 있는 정교회들 중에는 서방교회 전통처럼 그레고리력을 따라 12월 25일을 성탄절로 지키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동서방교회의 성탄절이 10일이나 차이 나는 이유는 ‘교회력’을 세계 공용 달력인 그레고리력’(Gregorian calendar)을 기준으로 하느냐 아니면 그레고리력보다 무려 1500년이나 앞 선 ‘율리우스력’(Julius calendar)을 기준으로 하느냐 때문입니다. 그레고리력과 율리우스력의 차이, 이른바 역사에서 사라진 ‘10일’에 대한 이야기는(이렇게 보면, 1월 7일도 율리우스력으로는 같은 12월 25일에 해당합니다) 각각 링크를 걸어놓았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제법 흥미로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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