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30. 성탄주간 토요일

  • by

“Hannah and Simeon in the Temple”, Rembrandt Harmensz. van Rijn

성가를 부르거나
잠시 침묵하며 마음을 하느님께로 향합니다.

 

1. 성호경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 사도신경

✝ 나는 믿나이다.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 하늘과 땅의 창조주를 믿나이다.
하느님의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에게 잉태되어 나시고,
본티오 빌라도 치하에서 고난을 받으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묻히셨으며,
죽음의 세계에 내려가시어
사흘 만에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시고,
하늘에 올라 전능하신 하느님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다시 오시리라 믿나이다.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공교회와, 모든 성도의 상통을 믿으며,
죄의 용서와 몸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생명을 믿나이다.
아멘.

 

3. 복음말씀

복음말씀은 묵독하기보다
자신의 귀에 들리도록 소리내어 읽기를 권합니다.

또한 파누엘의 딸로서 아셀 지파의 혈통을 이어받은 안나라는 나이 많은 여자 예언자가 있었다. 그는 결혼하여 남편과 일곱 해를 같이 살다가 과부가 되어 여든네 살이 되도록 성전을 떠나지 않고 밤낮없이 단식과 기도로써 하느님을 섬겨왔다. 이 여자는 예식이 진행되고 있을 때에 바로 그 자리에 왔다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예루살렘이 구원될 날을 기다리던 모든 사람에게 이 아기의 이야기를 하였다.

아기의 부모는 주님의 율법을 따라 모든 일을 다 마치고 자기 고향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으로 돌아갔다. 아기는 날로 튼튼하게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지고 하느님의 은총을 받고 있었다. – 루가 2:36-40

말씀을 읽은 후 잠시 침묵합니다.

 

4. 말씀묵상

마음에 새기고 간직하기

「성공회 성가2015」 178장과 179장은 ‘주의 봉헌’으로 분류됩니다. 고요히 가사를 음미하다 고개를 갸웃 거립니다. 마리아와 시므온은 언급되지만 유감스럽게도 한 사람의 증언을 놓치고 있습니다. 누구일까요? ‘안나 할머니’입니다. 안나 예언자는 그 많은 나이가 되도록 늘 성전을 지켰습니다. 단식과 기도로써 하느님을 섬겨왔습니다. 하느님 안에 있는 삶이었다는 증언입니다. 성가정이 첫아들에 대한 율법의 규정을 지키려고 성전에 올라온 날도 성전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시므온 외에 다른 이들은 그 가난한 가족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안나 할머니는 봉헌된 아기를 알아보고 증언합니다. 단식과 기도의 힘입니다.

어떤 증언을 했을까요? 예루살렘(이스라엘)이 구원될 날을 기다리던 모든 사람에게 이 아기가 구원을 성취할 것이라 증언합니다. 이 위대한 증언으로 아기예수의 성전봉헌 예식은 끝이 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성가에는 성전봉헌을 마무리 짓는 안나 예언자의 증언이 빠져있습니다. 가난한 가정 안에 깃든 구원의 빛을, 그 아기를, 구세주로 증언한 선포가 빠져있습니다.

우리 자신을 돌아봅니다.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실은 과연 하느님 안에 머물러 있습니까? 그동안 성가정에 엄청난 일들이 있었습니다. 천사들과 목자들 말고도 시므온과 안나 예언자의 예언과 증언도 있었습니다. 이런 증언과 예언을 들었지만 마리아와 요셉이 온전히 알아들었을까요? 아마 무슨 말인지 다 알아듣지 못했을 것입니다. 못 알아들으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온전히 알아들을 때까지 마음에 새기고 간직하는 ‘침묵’, 즉 절제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성가정은 다시 ‘나자렛’으로 돌아갑니다.

인생살이에는 깨우침이 삶으로 나오는 과정이 있고, 내적으로 깨우쳐져야 하는 과정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내적으로 깨우쳐지기도 전에 성급히 실천으로 가져갑니다. 그러다 보니 어설픈 이야기, 어설픈 실천이 됩니다. 그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나자렛 예수’에게도 무명의 30년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나자렛으로 돌아간 아기예수는 날로 튼튼하게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지고 하느님의 은총을 가득히 받습니다.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난(성탄) 우리도 날마다 하느님의 은총 속에 살아갑니다. 우리에게서도 이 두 가지가 자라야 합니다. 몸이 자란다는 것은 우리 ‘믿음’의 크기가 자란다는 뜻입니다. 지혜가 자란다는 것은 하느님과의 ‘소통’이 깊어진다는 뜻입니다. 그 세월이 있어야 비로소 예수처럼 갈릴래아의 첫 ‘일성’(一聲)을 터뜨릴 수 있습니다. 우리 자신의 성탄을 넘어 수난과 부활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오랜 세월 성전을 지키며 단식과 기도로 하느님을 섬긴 안나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날로 튼튼하게 자라면서 지혜가 풍부해지신 아기 예수를 기억합니다. 마리아와 요셉처럼 한 말씀 알아듣기 위해 마음에 새기고 간직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속에서도 믿음이 자라고 하느님과의 소통이 더욱 깊어지기를 기도하는 오늘입니다.

 

5. 주의 기도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이옵니다.
아멘.

 

6. 오늘의 본기도

✝ 전능하신 하느님, 육신이 되신 말씀의 빛을 우리에게 비추어 주셨나이다. 비오니, 우리 마음에 비추신 그 빛을 따라 착한 행실로 그리스도의 영광을 나타내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7.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다음의 제목 중 하나 또는 둘을 선택하여
기도한 후에 
끝기도로 마칩니다.

도는 말의 유창함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을 향한 온전한 신뢰(경외)와
이웃을 향한 연민에 달려 있습니다.

  1. 성공회 대학교와 성베드로학교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2. 세상의 정의와 평화를 위하여 기도합시다. 특히 남북 대화와 한반도 긴장 완화, 평화통일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3. ‘스텔라 데이지호’ 실종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4. KTX해고 승무원들의 복직과 원만한 사태 해결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5. 청소년이 안전한 사회와 군복무자들과 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6. 미래세대를 교육하는 교육자들을(조요한, 서헬레나 교우) 위하여 기도합시다.
  7. 가족의 화목과 교우들의 보람된 직장생활과 사업장(이버나드교우 한국산업, 최베드로교우 기운찬 한의원)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8. 김토마스교우와 교회 청년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9. 우리 마음 밭에 떨어진 한 말씀이 잘 자라기를 기도합시다.

 

7. 끝기도

✝ 지혜의 하느님, 비록 지금은 주님의 말씀을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마음에 새기고 살겠습니다. 주님 안에서 새로 태어난 저의 성장도 이끌어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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