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내가 맡은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신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께 나는 감사합니다. 주께서 나를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하셔서 당신을 섬기는 직분을 나에게 맡겨 주신 것입니다.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께 감사드리십시오. 어떤 처지에서든지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를 통해서 여러분에게 보여 주신 하느님의 뜻입니다.

아무 걱정도 하지 마십시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오늘 하루가 진정한 생명으로 피어나도록 밖으로만 향하던 마음의 창문을 잠시 닫아봅니다. 이미 지나버린 어제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마음을 빼앗겨 소중한 오늘을 시들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옛 사람들은 생(生)이라는 글자를 풀이할 때, 소(牛)가 외나무다리(一)를 힘겹게 건너는 것에 비유 했습니다. 날마다 처음 맛보는 오늘이기에 누구에게나 낯설고, 사는 방법 역시 서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렇지만 이 하루를 어떻게 열고 닫느냐에 따라 우리 삶의 방향은 달라집니다.

어떤 이는 불평으로 하루의 창문을 열고, 원망을 집안 가득 불러들입니다. 그에게 있어서 가족, 친구, 이웃은 야윈 소(牛) 잔등에 가득 실린 짐처럼 느껴집니다. 그 모든 짐의 원인 제공자는 하느님이라고 생각하고서 분노를 터뜨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곪아터지는 쪽은 늘 자신이면서도 말입니다.

어떤 이는 마음을 감사로 향함으로써 하루의 창문을 열고, 맑은 울림이 가득하게 합니다. 그에게 있어서 가족, 친구, 이웃은 그리스도의 향기를 함께 퍼뜨려 나가도록 하느님이 만나게 해 주신 은총의 도반(道伴)들입니다. 그 감사가 황무지마저도 옥토로 바꾸어 낼 것입니다.

오늘 하루를 맑고 향기롭게 살기 위해서 좀 더 순수(純粹)해지고 싶습니다. 감사는 순수에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시작하다보면 생(生)의 복잡함은 풀리고, 함초롬히 내리는 달빛을 마음가득 담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권태로이 흘려보낼 수도 있는 이 하루가 ‘진정한 나(自我)’의 완성을 위해 하느님이 마련해 주신 ‘구원의 계단’임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가꾸어 놓으신 지구라는 이 우물에서 누구나 ‘하루’라는 시간의 두레박을 선물 받습니다. 감사로써 두레박 가득 단물을 길어 올릴 것인지, 불평으로써 두레박을 일그러뜨리고 구멍 나게 할 것인지는 마음의 지향에 달려 있습니다.

그대라면, 이 우물에서 ‘감사의 생수’를 한 가득 길어 올리시겠지요?

영광의 하느님, 이제와 영원히 찬미를.

[사도들의 편지 2017] 오정열  사제

“감사”의 1개의 댓글

  1. 주일마다 접하는 신부님 말씀도 좋지만 글로 만나는 모습도 언제나 참 좋아요! 거듭 읽었어요. 팬심으로 제일 처음 댓글 달았으니 제 생이 감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번 더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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