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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5일 / 연중 34주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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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 6:13-29 / 시편 99 / 루가 21:20-28

주님께서 마지막 오심을 깨어 준비하며 기다리는 대림절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복음 이야기는 그 사실을 명백히 알려줍니다. 예수님은 임박한 예루살렘의 멸망과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마지막 날의 묵시적 이미지를 담담히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교회는 대림절을 코앞에 두고 전례독서를 통해 우리가 어느 길 위에 있는지 공공연하게 안내합니다.

복음 이야기 전반부는 암울하고 무섭습니다. 적군과 전쟁, 재난과 고통으로 가득합니다. 삶이 그렇지 않아도 힘겨운데, 어째서 하느님은 당신의 백성들에게 이 모든 시련을 허락하시는 것일까요? 그 시련이 당신 백성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임을 아시기 때문일까요?

예수님의 예언처럼, 역사에서 예루살렘은 적군에게 포위되고, 처참하게 파멸되었습니다. 유대인들이 우주의 중심이라 여기며 자랑스러워하던 예루살렘은 황폐해졌습니다. 그들 삶의 중심을 차지해 온 예루살렘 성전은 짓밟혔습니다.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그 같은 파멸의 원인은 하느님이 아닙니다. 예언자들이 경고한 바대로 사람들의 불신앙과 부패가 그런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전반부는 ‘약속’의 말씀(이방인의 시대가 끝날 때까지)으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그 많은 시련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을 버리시지 않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로가 교훈하듯이(로마 11:25-29) ‘이방인의 시대’는 모든 사람이 새 언약이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화목하게 될 때 끝날 것입니다.

짓밟힌 예루살렘과 그 성전에 대해 들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십니까? 당신 삶의 중심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무엇을 자랑스럽게 여깁니까? 예수님은 종교권력가들의 이득과 통치 수단으로 전락한 예루살렘 성전 체제를 환멸스럽게 여기셨습니다. 과월절을 앞두고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허물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2:13-22). 당신 자신을 하느님을 만나는 새로운 성전으로 “세우시겠다”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것이 십자가와 부활입니다. 우리는 우주의 중심, 종말적으로 하느님을 만나는 진정한 성전이 예수님이라고 고백합니다. 성체성사를 통해 그 신앙을 고백합니다. 더욱이 우리를 성전으로 삼고 현존하시는 주님과 날마다 동행합니다.

복음 이야기 후반부는 사람의 아들이 오시는 마지막 날의 묵시적 이미지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다니엘의 환상과 약속의 말씀으로 끝납니다. 세상의 대격변과 묵시적 징조를 담고 있는 본문을 묵상하면서 이해하기 쉽다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진실히 말하면 무섭고 당황스럽습니다. 물론, 그런 우리를 돕기 위한 많은 주석서가 존재합니다. 그래도 이해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우리가 본문을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다니엘처럼 신앙의 절개를 지키며 주님을 충실히 따르는 삶은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의 말씀을 다 이해할 수 없어도 주님께서는 우리를 다 아시기 때문입니다. 고난의 시기를 살아가면서도 사랑하며 살라는 그 명령을 실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리를 주님은 다 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믿습니다. 평범한 일상, 어쩌면 고난으로 점철된 일상이라 하더라도 그 속에서 예수님을 찾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보잘것없는 이들 속에서 예수님의 얼굴을 보려 했던 이들을 주님은 기억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시련 속에서도 모든 일을 주님께 하듯이 충실히 행한 우리를 주님은 기억하실 것이라 믿습니다. 하루하루를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날’, 주님이 오시는 그날, 그때로 여기며 사랑의 삶으로 무르익어간 우리를 사람의 아들은 결코, 외면치 않으실 것이라 믿습니다.

그런 이들에게 주님은 약속하십니다. 죽음도 슬픔도 울부짖음도 고통도 눈물도 없는(요한 21:4) 영원한 기쁨의 나라를 차지할 것이라 약속하십니다. 주님이 다시 오시는 날 그 영원한 평화의 나라에 들어가 생명을 누릴 것이라 약속하십니다.

그날, 그 시간 우리 서로 만나, 서로를 증언하기를 원하고 바라고 기도합니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하거든 몸을 일으켜 머리를 들어라. 너희가 구원받을 때가 가까이 온 것이다. – 루가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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