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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17일 / 연중 33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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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카하 7:1,20-31 / 시편 116:10-19 / 루가 19:11-28

복음 이야기는 금화의 비유입니다. 마태오복음 25장의 달란트 비유와 비슷하지만 여러 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비교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예수께서 이 비유를 말씀하신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까? 그 당시 군중들은 예수님을 이스라엘을 구원할 정치적, 군사적 메시아로 여겼습니다.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면 곧 메시아 왕국(하느님 나라)이 건설될 것이라는 기대로 부풀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비유를 통해 그들의 이러한 생각과 기대를 고쳐주고 싶었습니다. 게다가 더 큰 목적도 있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하느님 나라의 영광이 오기 전에 당신이 떠났다가 다시 오실 것이며, 당신이 부재중일 때 하느님 나라 백성인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지를 교훈하시기 위해 이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한 귀족이 왕위를 받아 오려고 먼 길을 떠나려 합니다. 그는 ‘종’ 열 사람을 불러 금화 한 개씩을 나누어줍니다. 당시 금화 한 개의 가치는 노동자 한 사람의 ‘3개월’ 품삯에 해당합니다. 주인은 종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있었습니다. 주인이 왕위를 받아 돌아올 때까지 종들에게 준 자원을 활용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 귀족을 미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들은 귀족이 다스리는 지역에 살던 백성들이었습니다. 어째서 백성들이 귀족을 미워했는지 비유는 침묵합니다. 그들은 대표를 뒤따라 보내며 귀족이 왕이 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진정을 하게 합니다. 일종의 반란입니다. 그만큼 백성들의 마음이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는 뜻입니다. 귀족은 이 모든 일을 알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귀족은 왕위를 받아 돌아옵니다. 놀랍게도 그의 첫 번째 관심사는 반란을 일으킨 원수들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왕이 된 그 귀족은 자신이 없는 동안 종들이 얼마나 충실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충실한 종들, 즉 첫째와 둘째 종은 주인(왕)에게서 차례로 보상을 받습니다. 왕국을 나누어 받아 다스리는 권세입니다.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이 주인의 것이라는 청지기 의식으로 산 이들이 받는 보상입니다.

반면에 세 번째 종은 수건으로 싸 두었던 금화를 내밀었습니다. 그는 단지 보관만 해 두었을 뿐 장사하라는 주인의 명령에 불순종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자기 행동의 이유를 둘러대는데, 듣기에 몹시 거북합니다. 자신의 게으름을 감추려고 주인을 향해 악평까지 합니다.

주인님은 지독한 분이라 맡기지도 않은 것을 찾아가고, 심지도 않은 데서 거두시기에 저는 무서워서 이렇게 하였습니다.

그는 병에 걸려 있었습니다. 무슨 병이냐고요? ‘게으름’과 ‘무서움’이라는 병입니다. ‘몹쓸’이라고 번역한 그리스어는 원래 ‘병든’이라는 의미입니다. 다른 한편 그의 악평에 담긴 속뜻은 주인이란 사람은 자신 같은 종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 능력자라는 의미입니다. 어떤 의미에서 보자면 그는 옳았습니다.

하지만 주인은 그 말을 듣고 호통을 칩니다. 자신의 게으름을 감추려고 둘러댄 말이 오히려 자신을 정죄하고 말았습니다. 주인은 그에게서 금화를 빼앗아 금화 열 개를 가진 사람에게 주도록 합니다. 세 번째 종은 자신이 주인의 돈을 관리할 수 없음을 스스로 증명했기에 그가 관리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금화의 비유를 묵상하며 우리 자신을 돌아봅니다. 우리가 성찬례 때마다 선포하는 신앙의 신비를 기억하시는지요?

그리스도는 죽으셨고, 그리스도는 부활하셨고, 그리스도는 다시 오십니다.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영광을 가지고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동안 하루하루 충실한 종으로 살아야 합니다. 게으른 종처럼 가만히 있을 일이 아닙니다. 선하신 주님은 당신의 일에 참여하도록 우리에게 ‘금화’를 주셨습니다. 그 금화는 우리가 이미 받은 ‘재능’(은총의 선물), ‘영적인 특권’, ‘유산’, ‘기회’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그 금화로 현재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이 세상을 하느님 나라로 일구는 일에 사용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자신의 유익만을 위해 사용하고 있습니까? 우리는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그 금화를 사용하고 성장시켜 주님의 일에 참여하여야 합니다. 언젠가 다시 오실 주님은 세상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충실함에 따라 상을 주실 것이며, 우리는 주님과 함께 영원히 다스리게 될 것입니다.

기억하십시오. 다시 오신 주님 앞에서 수치와 책망을 당하는 이유는 나쁜 일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주님의 종으로서 하여야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게으름, 두려움으로 병들어 가는 우리가 아니라 ‘재능’(은총의 선물), ‘영적인 특권’, ‘유산’, ‘기회’를 활용하는 당신과 나이기를 축복합니다.

고요히 기도로 들어갑니다.

주님, 저는 당신이 보시기에 착한 종이기를 원하나이다. 풍성한 상급을 주러 오실 당신을 기다리며 제게 있는 힘을 다하여 오늘을 충실히 살도록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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