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2021년 11월 15일 / 연중33주 월요일

마카상 1:10-15, 41-43, 54-57 / 시편 79:1-5 / 루가 18:35-43

예수께서 예리고에 가까이 가셨을 때입니다. 길가에 앉아 구걸하던 시각 장애인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마르코복음서 기자는 그의 이름을 바르티매오라고 알려주지만, 루가복음 기자는 침묵합니다. 중요한 일은 그 시각 장애인을 통해 우리에게 배움이 일어나는 일입니다.

어느 날 그는 군중이 지나가는 시끄러운 소리를 들었습니다. 보통 때 같으면 먼지가 가라앉기를 기다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날 공기에서 느껴지는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그의 내면에서 뭔가가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는 그 움직임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위대함은 이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열려 있었고, 주의를 기울였으며, 사람들에게 물었습니다. 그런 그의 열림과 관심과 질문하는 태도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그의 삶을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얼마나 열려 있습니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얼마나 주의를 기울입니까? 우리의 질문은 새로운 경험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었습니까? 어쩌면 하느님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지금도 계속해서 우리를 찾아오고 계시는지도 모릅니다.

그 시각 장애인은 예수께서 지나가신다는 대답을 듣습니다. 그 순간 그는 ‘믿음’으로 소리치기 시작했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신 예수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그날 예리고에 있었던 사람들 가운데 그만이 유일하게 ‘구세주’를 알아보는 참된 ‘믿음의 눈’을 가졌다는 뜻입니다. 앞서가던 사람들이 그를 꾸짖으며 침묵시키려 했지만, 그는 더욱 큰소리로 자기의 믿음을 외쳤습니다. 그는 그 순간이 자기 희망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는 내면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는 희망의 성취였습니다.

우리는 내면의 목소리에 어느 만큼 귀를 기울입니까? 믿음을 억누르도록 유혹하는 의심에 속아 넘어가지는 않습니까? 우리가 진정으로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믿음으로 외칠 수 있다면 가던 걸음을 멈추고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물으셨습니다. “나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 이 질문은 우리의 기도를 점검하게 합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필요를 외면하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와 더 친밀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는 대답합니다. “주님,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오래도록 어둠과 고독 속에 지내 온 그였지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이 희망은 그의 내면에서 단 한 번도 꺼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믿음과 희망이 그를 살렸다고 말씀하십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우리는 그 물음에 무어라 대답할 것입니까? 자신에게 한 번 물어보십시오. “나는 무엇을 기도하고 있지?”, “내가 주님께 바라는 것은 무엇이지?”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그것이 무엇인지 대답할 수 있겠습니까? 내 기도는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의 뜻과 관련 있습니까? 내가 간직한 희망은 여전히 내면에서 타오르고 있습니까? 우리의 믿음과 희망은 과연 우리를 살려 낼만 합니까?

고요히 두 손을 모으고 기도로 들어갑니다.

“주님, 예리고의 시각 장애인을 통해 저를 교훈하시니 감사하나이다. 제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주님이 제게 찾아오시는 순간들임을 알아보게 해 주십시오. 제가 선물 받은 믿음을 억누르도록 유혹하는 의심을 이기고, 희망의 성취를 향해 저를 부르시는 당신 앞에 서기를 원하나이다. 지금도 저를 찾아와 물으시는 당신께 저도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당신을 향한 참 믿음의 눈을 뜨게 해 주십시오. 아멘.”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