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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 / 연중32주 금요일

지혜 13:1-9 / 시편 9:1-6 / 루가 17:26-37

주님,
다시 올 여름날을 꿈꾸며
옷을 다 벗어버린 나목(裸木)에 기대어
시간의 끝에 도착하실
당신의 마지막 오심을 기다리나이다.

마지막 남은 전례력의 숫자는
초림과 마지막 오심을 예고하며
우리가 그 사이를 걷는
부끄러움 없는 순례자여야 함을 깨우치나이다.

사실 당신은 수많은 방법으로 저에게 오시나이다.
바람조차 안을 수 없는
빈털터리 나무 사이를 부끄러움으로 걸을 때,
두 눈을 감고 빈 마음으로 고개를 숙일 때,
허영을 버리고 고요히 성서를 펼칠 때,
연결이 그리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때,
겨울 짐승처럼 분노로 눈빛이 타오를 때,
허허로움이 찾아들 때,
우울할 때,
고독할 때,
모든 일상의 순간이 당신을 만나는 제단이며
기다리던 당신이,
소리 내지 않고 나를 사랑하시는 당신이
저에게 오시는 빛나는 순간임을 알겠나이다.

주님,
이제 더는 당신이 언제 오시느냐고,
얼마나 당신이 가까이 와 계시느냐고 묻지 않겠나이다.
당신의 마지막 오심은 오직 아버지의 권한이기에
시간의 끝이 가까웠다는 징조에도
저는 두려워하거나 동요하지 않겠나이다.
이 세상 것들은 다 지나가더라도
오직 당신만은 영원하시며,
죽음이나 세상의 종말보다도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이 더 빛남을 알기 때문이옵니다.

주님,
마지막 오시는 그날,
목자가 양과 염소를 갈라놓듯이
당신께서는 모든 민족을 불러 갈라놓으실 것이라 하셨나이다(마태 25:32).
그날 아버지의 축복을 받은 사람의 자리에 서기 위해
저는 당신을 사랑하며 하루하루를 살겠나이다.
당신께서 보잘것없는 저를 사랑의 눈으로 보시는 것처럼,
저 역시 이웃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며,
당신께서 생명을 주실 만큼 저를 보배롭게 여기신 것처럼
저 역시 이웃을 존귀하게 대하며 살겠나이다.

하오니 주님,
지금뿐 아니라
제가 살아가는 날 동안 모든 일에서
제게 주신 당신의 뜻을 이루도록
이 몸을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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