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3. 2. 사순12일(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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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기도

사랑이신 하느님, 우리가 감히 바랄 수 없는 신비한 일을 우리 안에서 시작하셨나이다. 비오니, 우리를 진리와 사랑으로 이끌어주시어, 이 세상 사는 동안 주님의 부르심을 따라 올바르게 살아가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설교

성경 본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 1독서 – 이사 1:10,16-20
  • 시편 – 50:8,16-23
  • 복음서 – 마태 23:1-12

민주화를 요구하는 미얀마 상황이 심각합니다. 5.18을 겪은 우리의 심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성공회와 미얀마성공회는 10년 넘게 서로 선교 협력을 이어왔습니다. 미얀마 수녀님(마리아, 안나, 에스더 수녀)들이 성가수도회에서 수도자 양성훈련을 끝내고 작년에는 출국하여 미얀마에 성가수도회 분원을 세우기까지 했습니다. 여러분의 기도에 고통받는 미얀마와 코로나19 상황에서 선교에 진력하는 미얀마 분원의 수녀님들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4월 7일 수요일, 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재보궐선거가 있습니다. 특히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선거철이면 정치인들은 자신이 국민을 가장 잘 섬길 것처럼 떠들어댑니다. 민주사회에 어울리지도 않은 ‘머슴’, ‘하인’, ‘종’이라는 말까지 붙여가면서 자신이 겸손한 사람인 척합니다.

그러나 당선된 후에는 동네에서 마주할 수가 없습니다. 다음 선거에서 표를 얻을 만한 의제들에만 관심을 보입니다. 작은 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지는 의문입니다. 사실, 그들이 선거에 나선 동기는 ‘섬김’, ‘봉사’라기보다는 ‘이기적인 욕망’, 즉 ‘자기과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은 어떻습니까? 우리는 어떤 동기로 교회를 섬깁니까? 우리는 주목받고 싶다는 이기적인 욕망에서 봉사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섬김과 겸손을 요청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이 우리에게서 번번이 실패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우리는 으뜸이 되고자 하는 욕망, 우리 사이에서 위대해지고자 하는 욕심 없이 진정으로 교회를 섬길 수 있습니까? 나의 관심사와는 상관없이 순전한 마음으로 교회의 필요에 자신을 봉헌할 수 있습니까?

사순 2주일에 우리는 ‘제자도’를 들었습니다.

나를 따르려는 사람은 누구든지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 – 마르 8:34b

이것이 우리가 계속해서 새겨들어야 할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예수께서는 우리 자신의 이기적인 욕망을 버려야 한다고 명백히 가르치십니다. 높아지려는, 과시하려는 자신을 잊을 준비를 하고서 주님을 따라야 한다고 명백히 가르치십니다. 우리는 그 가르침에 ‘토’를 달지 않겠다고 결단했기에 ‘세례성사’를 받았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의 ‘보상’을 바라는 ‘정치인’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어떤 보상도 바라지 않겠다고 결단하며 주님을 따라나섰습니다. 다만 우리는 다시 오실 주님과 함께 차지할 그 영원한 보상을 고대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우리에게 교회와 세상은 구분이 없습니다. 어느 곳, 어느 시간이나 모두 하느님의 얼굴 앞입니다.

사랑하는 교우여, 누가 나의 섬김과 봉사를 알아주지 않더라도, 주목받지 못하더라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오늘 시편 말씀처럼 하느님은 사람과 다릅니다(시편 50:21).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는 다 보고 계십니다. 오늘 이사야 말씀처럼, 그저 묵묵히 착한 일을 익히고 바른 삶의 길을 걸으십시오.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두둔해 주고, 억눌린 자들 편에 서 주십시오(이사 1:17). 주님만은 그런 나를 기억해 주십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계속하고, 우리의 길을 갑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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