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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27. 사순10일, 춘계재(모든 신자의 성소를 위해)

본기도

전능하시고 영생하시는 하느님, 성령으로 신실한 주님의 백성을 다스리시며 거룩하게 하시나이다. 비오니, 주님의 거룩한 교회의 모든 신자에게 성령의 다양한 은사를 베푸시어, 각자의 사명과 소명을 통해서 진실하고 충성스럽게 주님을 섬기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한 분 하느님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설교

성경 본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 1독서 – 출애 19:3-8
  • 시편 – 15
  • 2독서 – 1베드 4:7-11
  • 복음서 – 마태 16:24-27

오늘은 기도의 날인 ‘사계재일’(四季齋日) 중 ‘춘계재’(春季齋) 마지막 날입니다. 사계재일은 ‘성소’(聖召)를 위하여 특별히 ‘엄숙히 기도하는 날’이라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지난 수요일 우리는 주님의 백성을 위하여 부르신 주교와 사제와 부제를 위하여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거룩한 섭리로 주님의 교회를 위하여 세우신 성직자들이 진실하고 경건한 생활로 주님의 교회를 온전히 섬기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습니다.

어제는 ‘성직후보자와 수도자’의 ‘성소’(聖召)를 위하여 기도하는 날을 가졌습니다. 주님의 부르심으로 교회를 섬길 거룩한 직무를 준비하는 과정 중에 신학대학원 ‘성직후보자들’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그들이 주님의 말씀과 성사라는 거룩한 직무를 맡을 합당한 종이 되는 준비를 잘해 나가도록 기도하였습니다. 또한 ‘그리스도’를 본받아 ‘청빈’과 ‘정결’과 ‘순명’을 서약하고 일생을 하느님께 봉헌한 ‘수도자들’을 위해 기도하였습니다. 우리의 기도 속에서 하느님의 교회에 봉사하는 그들을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오늘은 모든 신자의 ‘성소’(聖召, 부르심)를 위해 기도하는 날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위하여 ‘부르심’을 받은 우리의 존재 이유, 즉 교회의 사명과 선교, 평화의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우리의 사회적 책무와 주님의 거룩한 명령을 되새깁니다. 이 거룩한 명령과 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 성직자와 수도자와 평신도의 구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세상의 구원을 위해 불러주신 ‘한 가족’이며,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 나선 ‘한 팀’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은총으로 부르심을 받은 이유는 단지 우리의 구원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1독서 《출애굽기》가 이것을 우리에게 증언합니다. 우리의 전 존재를 하느님 나라가 이 땅에 오게 하는 일에 투신해야 합니다. 2독서 《베드로전서》의 말씀처럼 우리가 하느님께 받은 모든 은총의 선물(은사)을 동원하여 세상의 구원을 위해 봉사해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신비하신 몸인 교회로 들어오는 ‘세례성사’에서 이것을 ‘언약’(맹세)하였습니다. 시편은 그 언약을 지키며 영과 진리 안에서 하느님을 경배하는 이의 행복을 노래합니다.

사실, 우리는 본래 하느님의 백성이 아니요, 긍휼을 얻지 못한 이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자비의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에게 긍휼을 베푸시고 새롭게 하셨습니다. 죽음의 그늘 밑 어둠 속에 사는 우리에게 구원의 태양, 참 빛이신 그리스도를 비추셨습니다(루가 1:78-79). 우리를 당신의 선택된 민족, 왕의 사제들, 거룩한 겨레, 하느님의 소유가 된 백성으로 은총을 덧입혀 주셨습니다(1베드 2:9a). 말하자면 신자들 모두는 전문 교육을 받은 ‘직무 성직자’(성사의 전문가)처럼 ‘신품성사’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보편 사제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이 크신 은총을 주시어 불러주신 목적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나라와 세상의 구원을 위해 이바지하라는 의도입니다(1베드 2:9b). 그 일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생명만 귀한 것이 아니라 모두의 생명이 귀합니다. 하나뿐인 이 생명을 하느님의 나라와 세상의 구원을 위해 봉사하는 일이 가장 귀합니다. 그렇게 살아간 이는 주님께서 재림하시는 그날이 영광의 날이 될 것입니다.

이 세상 그 무엇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오늘 화려함을 뽐내는 꽃들도, 오늘 권좌에서 떵떵거리는 인생도 결국 다 스러져갑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영원하십니다. 주님은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자기 천사들을 거느리고 다시 오실 것입니다. 각자가 행한 대로 갚아주실 것입니다. 그날을 믿고 기다리는 우리는 하나뿐인 생명을 어디에 봉헌할 것입니까? 부르심 받은 하느님의 백성 모두가 진실하고 충성스럽게 이미 받은 주님의 은총에 잘 응답해 가기를 축복합니다. 그 거룩한 명령과 책무를 잘 수행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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