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25일 발행 성공회 신문 ‘성서와 함께'(복음서를 중심으로)

그 좋은 하늘나라를 사는 지혜의 사람들

‘겨자씨의 비유’는 하늘나라의 보잘 것 없는 시작과 놀라운 성장의 결과를 대조합니다. ‘들을 귀가 열려’ 알아들어야 할 중요한 진실이 아직 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겨자’는 흔히 볼 수 있는 ‘여러해살이 풀’이기에 일부러 ‘자기 밭’에다 뿌릴 사람은 없습니다. ‘어리석게’ 행동한 그 남자는 누구입니까? ‘겨자씨 한 알’은 누구입니까?

‘누룩의 비유’는 숨겨져 있어서 보이지 않던 하늘나라가 엄청난 변화를 드러낼 정도로 성장한다는 뜻입니다. ‘들을 귀가 열려’ 알아들어야 할 중요한 진실이 아직 있습니다. 살림을 제대로 배웠다면 ‘서 말’(대략 50kg, 150인분)이나 되는 밀가루 반죽에 누룩을 넣는 ‘무모한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발효를 기대하기에는 양이 너무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리기 때문입니다. ‘어리석게 행동한’ 이 여자는 누구입니까? 그 ‘누룩’은 누구입니까?

예수께서는 그 남자와 여자가 ‘하느님’이라고 비유하십니다. 사람들이 보기에 하느님의 ‘행동’은 전혀 이해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느님께 선택된 겨자씨나 누룩이라면 그 행동은 ‘은혜’일 수밖에 없습니다. 유력하고 잘난 이들의 하느님이 아닙니다. 겨자씨 같이 ‘미미’한 우리 마음에 ‘복음의 씨’를 심으시고, 큰 나무로 성장한 우리를 통해 꾸준히 확장되어갈 하늘나라를 기대하시는 하느님입니다. 누룩 같이 ‘미약’한 우리에게 ‘복음의 능력’을 주시어 우리를 통해 일어날 ‘세상의 변화’를 기대하시고 믿어주시는 하느님입니다.

‘보물을 발견한 농부와 진주 장사꾼’의 비유는 둘 다 무엇인가의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갖기 위해 가지고 있던 모두 것을 판 ‘행동’이 돋보입니다. 다시 못 올 기회를 잡은 것처럼 ‘신속히’ 행동합니다. ‘지혜롭게 행동했다’는 것이 ‘눈이 열려’ 발견해야 할 행간의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자신의 우주에서 ‘하늘나라’를 발견한 이들, 예수님을 ‘삶의 보물’과 ‘값진 진주’로 발견한 이들, 자기 삶의 최고 가치로 발견한 이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 가진 모든 것을 ‘신속히’ 동원합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 어떤 희생도 기쁘게 치릅니다. 사실 믿음이란 자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찾고’, 발견한 그것을 ‘충실히’ 지켜나가려는 ‘삶의 태도’입니다.

마지막은 ‘그물의 비유’입니다. ‘종말론’적인 내용입니다. 하늘나라가 완성 될 때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골라낼 때처럼(레위 11:10-12, 신명 14:9-10), 선한 이와 악한 이를 분리시키는 ‘심판’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아직 그 날이 안 되었기에 ‘회개의 기회’가 있습니다. 선한 사람이 되라고 주신 ‘기회’를 선용해야 합니다. 보물과 진주를 발견한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모든 비유의 ‘결어’는 무엇입니까? “그러므로 하늘나라의 교육을 받은 율법학자는 마치 자기 곳간에서 새 것도 꺼내고 낡은 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마태 13:52) 이 결어는 제자란 누구이고 어디까지 성장해야 하는지를 가르칩니다. 예수님은 회당에서 낭독하는 ‘토라’ 두루마리를 관리하던 ‘율법학자’에 빗대어 제자들을 추켜세우십니다. 근엄해 보이는 율법학자 이미지가 싫으셨습니다. 곳간에 ‘포도주’를 보관하고 있는 ‘집주인’으로 바꾸어놓습니다. 집 주인은 어느 행사에 ‘새 포주’가 필요하고, 어느 행사에 ‘묵은 포도주’가 필요한지 잘 알고 꺼내옵니다. 예수님께 하늘나라 교육을 받은 제자들은 각 상황과 사람에 맞게 하늘나라를 가르칠 수 있는 ‘지혜로운 사람’이어야 합니다.

오늘 발견한 진실을 묵상합니다. 겨자씨처럼 미미하고, 누룩같이 미약한 우리가 성장하고 변화되기를 기대하고 믿어주시는 은총의 하느님을 찬미합니다. 보물과 진주의 가치를 알아보고 신속히 행동한 사람들처럼 하늘나라를 소유한 지혜의 사람으로 날마다 빚어 가심을 감사합니다. ‘심판의 하느님’을 기억하고, 아직 주어진 ‘기회’를 잘 선용하여 사랑을 실천하는 ‘선한 사람’으로 살 것을 다짐합니다. 진리의 스승께 배우는 제자답게 상황과 사람에 맞게 하늘나라를 살아내는 지혜로운 사람이 우리여야 합니다. ‘들을 귀’가 있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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