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1일 발행 성공회 신문 ‘성서와 함께'(복음서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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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좋은 하늘나라가 오리라

복음이야기 전반부는 예수님의 ‘신상발언’입니다. “나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는 ‘자기선언’입니다. 공생애 초기, 예수님의 인기는 대단했습니다(마태 4:23-25; 7:28-29). 하지만 예수님은 점점 고립되어 갔습니다(요한 6:66). 거침없는 ‘율법해석’과 ‘안식일 준수’를 문제 삼는 성전체제 기득권자들의 음모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시작하신 ‘그 좋은 하늘나라’ 운동이 실패한 것처럼 보입니다. ‘비유’는 그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밭에 뿌려지는 ‘씨’처럼 ‘하늘나라’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결국은 100배, 60배, 30배의 풍성한 소출을 가져다 줄 ‘좋은 땅’을 만납니다. 이 ‘희망’이 예수님을 그 좋은 하늘나라 농부처럼 ‘믿음’으로 일어서게 합니다.

후반부는 복음서 기자가 추가한 비유설명입니다. ‘말씀 전도자들’을 격려하고 ‘부실한 신자들’을 각성시키려는 목적에서 추가했습니다. 소재(素材)들을 초대교회의 전도체험과 신앙생활과 연결시켜 여러 뜻으로 늘어놓습니다. ‘우의적’(寓意的, Allegory) 해설이라 합니다. 예수님의 ‘신상발언’에서 후반부는 ‘씨앗’과 그 씨앗을 받아들이는 ‘땅’으로 초점이 옮겨갑니다. 신앙생활에 실패하는 ‘부실한’ 부류가 ‘셋’이고, 성공하는 ‘충실한’ 부류가 ‘하나’입니다.

인생살이도 성공보다는 실패가 많습니다. 애써보지만 혼자서 해낼 수 있는 일들은 한계가 있습니다. 그동안 이런 한계를 ‘개인의 탓’(책임)으로 돌렸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뿌리 깊이 자리합니다. 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도록 교회는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 ‘그 좋은 나라’를 위한 법과 시스템을 만들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그 뿐 아니라 ‘그 좋은 나라의 도래’를 위해 할 일을 해야 합니다.

실패와 고립에 굴하지 않고 삶을 대하신 예수님의 ‘태도’를 기억하십시오. ‘태도’는 겉으로 드러난 그 사람의 속마음, 즉 ‘믿음’과 ‘가치’입니다. 그가 어떤 ‘믿음’과 ‘가치’를 가지고 사는지를 보여줍니다. 우선 ‘믿음’이란 “내 인생에서 소중한 것을 찾고, 찾아낸 그것을 충실히 지켜나가려는 ‘삶의 태도’”입니다. ‘가치’란 “나에게 의미 있고 소중하다고 여기는 무엇”입니다. 예수께서 ‘광야 시험’에서 찾아내신 가장 소중한 ‘가치’는 ‘그 좋은 하늘나라’입니다. 예수님은 ‘그 나라’에 모든 것을 거셨습니다. 오롯이 그 좋은 나라를 향한 ‘희망’과 ‘믿음’으로 일어서신 불굴의 예수님을 기억하십시오.

코로나19로 외롭고 힘든 시절을 살아갑니다. 하지만 진짜 힘든 이유는 무엇 때문입니까?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입니다.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를 묻지 않은 채 달려왔습니다. 진짜 목적(희망)도 없이, 방향도 모른 채 단지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남들이, 사회가 그렇게 하니까 덩달아 따라하며 살아왔습니다. 아버지들도, 청년들도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이것이 개인이나 가정만의 책임이고 학교와 교회, 사회와 정부는 책임이 없습니까? 분명 학교와 교회, 사회와 정부의 책임이 더 큽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일이 가치 있는 삶인지, 어디가 옳은 방향인지 참된 정보를 주면서 바른 길잡이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교회는 ‘착한 이웃’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믿음의 예수님’처럼 지금이라도 삶의 소중한 것을 먼저 찾는 ‘묵상’(성찰)부터 하자고 손을 내밀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길을 찾자고 말입니다. 그 길을 찾아낸 이는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습니다. 남과 비교하고 경쟁하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처럼 당당히 자신의 길을 걸어갑니다. 자신이 찾아낸 그 목적(희망), 그 방향을 향해 한 걸음 내딛게 됩니다. 비교와 경쟁의 대상은 남이 아니라 ‘어제까지의 나’ 자신일 뿐입니다. 예수님이 바라보신 그 ‘좋은 땅’이 우리여야 합니다. 나 자신부터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그런 이들은 예수님처럼 희망을 성취할 것입니다. 사실 예수님은 희망 속에 뿌려지는 씨앗처럼, 당신 자신이 친히 한 알의 밀알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써 인류에게 풍성한 구원을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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