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수태고지 축일을 보내며 2

대한성공회 송파교회

 

 

‘순종’하면 떠오르는 인물들이 참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성모 마리아는 단연, 으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마리아에 대해서 하느님 버금가는 흠숭을 바칩니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은 그런 태도에 대해 두드러기 반응을 보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순종하였던 마리아의 깊은 ‘믿음’입니다. 이 순종은 ‘몸’으로 따르지 못하고 ‘말’로만 따르는 요즘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됩니다.

사랑하는 이여, ‘예’라는 이 한 마디는 ‘몸’의 실천 없이는 아무 것도 아님을 꼭 기억하십시오.

어떤 사람들은 마리아 말고도 구세주 잉태를 대신할 여성은 얼마든지 있었다면서 마리아의 순종을 폄하합니다.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면, 이 말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 된 다른 교파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말입니다. 더욱이 이 말은 온 인류의 구원을 위해 하느님께서 ‘친히’ 행하신 고귀한 선택을 하찮은 것으로 전락시키고 있는 엄청난 불신앙의 말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인류를 위해 선택하시는 ‘시간’, ‘장소’, ‘사람’은 언제나 아무렇게나 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여러분과 저를 향한 하느님의 선택에 있어서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성모’로 선택되어지진 않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될 수 있습니다. 몸의 순종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이 세상 속으로 낳아 보내는 그런 어머니 말입니다.

성모 마리아를 생각하면서, 이제부터 마음은 간절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너스레 떨지 맙시다. 열 번 들었으면, 한 번 정도는 몸으로 꼭 순종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순종을 마음에 품어가다 보면 언젠가 온 몸으로 사랑의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2008년 성모수태고지 축일에 2
오정열 애단 사제

댓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